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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기사] 쿼터는 줄었는데, 부를 수 있는 곳은 더 줄었다

 

정부가 2026년 고용허가제(E-9) 외국인력 쿼터를 8만 명으로 확정했다. 2025년 13만 명에서 5만 명이 줄었다. 감소율은 38.5%다. 국무조정실은 지난해 12월 22일 외국인력정책위원회를 열고 코로나19 이후 일시적으로 늘었던 외국인력 수요가 안정 국면에 들어섰고 제조업·건설업 빈일자리가 줄었다는 이유로 이같이 의결했다.

 

같은 해 유학생은 법무부 집계로 32만 명을 넘었다. 부르는 문과 줄이는 문이 같은 해에 반대로 움직였다. 그런데 현장에서 확인한 문제는 줄어든 숫자가 아니었다.

 

■ 13만에서 8만으로

 

쿼터는 2024년 16만5000명까지 늘었다가 2년 연속 줄었다. 10만 명 아래로 내려간 것은 4년 만이다. 올해 8만 명은 제조업 5만 명, 농축산업 1만 명, 어업 7000명, 건설업 2000명, 서비스업 1000명에 탄력배정분 1만 명을 더한 것이다.

 

2023년 4월부터 한시 운영된 조선업 별도 쿼터는 지난해 말 종료돼 올해부터 제조업 쿼터에 통합됐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회원사의 국민 생산직 근로자는 2023년 8만7601명에서 2025년 7만2021명으로 2년 새 1만5580명(17.8%) 줄었다.

 

■ "우리 같은 데는 안 씁니다"

 

창원에서 기계부품을 만드는 10인 규모 업체 대표 A씨(40대 후반)는 외국인 근로자를 쓸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이유는 경험이 아니었다. 연락이 잘 되지 않는다거나 금방 그만둔다는 말을 들어왔다고 했다. 직접 겪은 일은 아니었다. 다만 A씨는 외국인과 일상적으로 일하는 여행사 같은 업종에서는 별문제 없이 굴러간다며 업종의 성격 문제이지 사람의 문제는 아니라고 했다.

 

더 현실적인 이유는 규모였다. 10인 사업장에서 한두 명을 새로 뽑는 일이 생각보다 어렵고, 신입을 뽑는다고 하지만 실제로 원하는 것은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사람이어서 사실상 경력직 신입을 찾는 셈이라고 했다. 가르칠 여력이 없는 규모에서는 말이 통하는 사람을 쓰는 쪽이 편하다는 것이다. A씨는 어느 정도 규모가 있거나 공정이 단순한 업종에서 외국인을 쓴다고 정리했다. 결국 공장이라는 얘기였다.

 

8만 명은 공급의 상한이다. 그 인력을 실제로 부를 수 있는 사업장은 규모와 공정 방식에 따라 정해진다.

 

■ 670명 확보하고 200명 추천

 

경남은 정부 쿼터와 별개로 지역이 직접 인력을 발굴하는 통로를 갖고 있다. 경남도는 지난해 4~5월 법무부 광역형 비자 시범사업에 선정돼 조선업 540명, 기계부품·정보통신기술 등 130명, 모두 670명의 도입 규모를 확보했다.

 

경남도가 지난 6월 밝힌 바로는 고용 추천된 인원은 200명, 실제 근무 중인 인원은 189명이다. 확보 규모의 3할 수준이다. 도가 자체 기량검증단을 꾸리고 고용추천서도 직접 처리해 발급 기간을 줄이고 있는데도 그렇다. 조선업 540명 가운데 상당수는 자체 교육 과정을 운영할 수 있는 대형 조선소와 1차 협력업체로 간다.

 

■ 2600만 원과 40만 원

 

E-9 자격으로는 영주(F-5)나 거주(F-2)로 직접 갈 수 없다. 학위 없이 현장에서 기술을 쌓은 근로자가 정착하려면 숙련기능인력(E-7-4)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법무부가 지난 2월 발표한 올해 선발 인원은 3만3000명으로 지난해보다 2000명 줄었다. 요건은 최근 10년 동안 E-9·E-10·H-2 자격으로 4년 이상 체류하고, 지금 사업장과 연봉 2600만 원 이상(일반 업종)으로 2년 이상 근로계약을 맺는 것이다. 점수제에서 300점 만점에 200점 이상을 얻어야 한다.

 

비용도 따라붙는다. 「출입국관리법 시행규칙」상 체류자격 변경 수수료는 10만 원, 영주는 20만 원이다. E-7-4에 10만 원, 거주에 10만 원, 영주에 20만 원으로 정착까지 관납 수수료만 40만 원이다. 행정사에게 맡기면 대행료가 별도다.

 

1편에서 확인한 전문인력(E-7-1) 임금 요건은 연 3112만 원이었다. 학위를 가진 유학생과 학위 없이 4년을 채운 근로자가 비슷한 임금 구간 앞에서 갈린다.

 

■ 틀린 정보가 먼저 온다

 

요건을 안다고 정확히 아는 것은 아니다. 창원에서 외국인 비자 업무를 맡고 있는 한 행정사는 근로자들이 인터넷 카페나 밴드에서 정보를 주고받는데 그 안에 틀린 것이 섞여 있고 그대로 믿는다고 했다. 요건이나 소요 기간을 잘못 알고 찾아와 왜 안 되느냐고 묻는 경우가 적지 않고, 잘못 알고 준비하다 시기를 놓쳐 실패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회사 추천서는 사업주가 거부하지는 않지만 발급까지 시간이 걸린다고도 했다.

 

잘못된 정보는 커뮤니티에서만 도는 것이 아니다.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외국인 채용 정보를 제공하는 한 민간 사이트는 올해 3월 올린 글에서 2026년 도입 규모가 전년 대비 늘어난 흐름이라고 적고 있었다. 실제로는 38.5% 줄었다. 같은 글은 조선업이 호황이라 배정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조선업 별도 쿼터는 지난해 말 이미 종료됐다. 이 글은 8월 현재까지 그대로 게시돼 있다.

 

1편에서 인용한 전북연구원 연구는 정보 비대칭 때문에 정착 의향이 있어도 실제 이행은 좌절되는 실행 격차가 생긴다고 분석했다. 유학생에게서 확인된 구조가 노동자에게서도 같은 모양으로 나타난다.

 

 

* 강성혁, 김관섭, 소해련 기자 sdjebo@naver.com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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