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기업 파산이 다시 증가세를 보이면서 글로벌 경제의 불안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미국 주요 언론과 사법 당국 자료에 따르면, 2025년 하반기 이후 기업 파산 신청 건수가 전년 대비 늘어나며 금융위기 이후 이어져 온 ‘완만한 회복 흐름’과는 다른 국면이 감지되고 있다.
미국 연방 사법부(US Courts)와 미국 파산협회(ABI)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들어 기업 파산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제조업· 유통·운송 등 실물경제와 직접 연결된 업종에서 신청이 늘어난 점이 특징이다. 단순한 영세 기업 정리가 아니라, 중견·대기업까지 포함된 구조적 변화라는 점에서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흐름을 경기 침체 그 자체라기보다 고금리·고비용 환경이 누적 된 결과로 해석한다.
팬데믹 이후 완화적 통화정책 속에서 버텨온 기업들이 금리 인상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차입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워졌고, 여기에 관세 부담과 인건비 상승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이자 비용과 관세, 물류비 상승이 동시에 기업 수익성을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의 시각은 다소 신중하다. 미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는 고용 시장과 소비 지표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을 들어 “경제 전반이 급격한 침체 국면에 들어섰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취약 기업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점은 인정하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이번 파산 증가를 ‘위기의시작’이라기보다 경제 구조 조정의 신호로 해석하는 시각도 나온다.
미국의 파산 제도는 청산보다 회생 중심(챕터11)에 가깝기 때문에, 일정 부분은 산업 재편 과정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런 조정이 장기화될 경우 고용 축소와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가 필요하다.
이러한 흐름은 한국 경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 시장 중 하나로, 현지 기업의 재무 악화는 곧 한국 기업의 수주 감소, 공급망 변동성 확대, 환율 변동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자동차·배터리·반도체 등 미국 내 투자 비중이 큰 산업일수록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미국 기업 파산 증가를 단기 뉴스로 소비하기보다, 글로벌 경제가 고금리·고비용 구조에 적응해 가는 과정으로 읽어야 한다고 분석한다.
한국 역시 대외 의존도가 높은 만큼, 해외 경기 변동을 ‘외부 변수’가 아닌 구조적 리스크로 인식하고 대응 전략을 점검할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