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의 구조개혁 권고와 한국 사회·노동정책의 교차 지점

  • 등록 2025.11.25 13: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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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이 2025년 한국 연례협의 보고서에서 강조한 핵심 메시지는 ‘잠재성장률 3% 목표는 구조개혁 없이는 달성하기 어렵다’는 평가였다. 보고서는 한국 경제가 당면한 제약을 고령화·노동시장 이중구조·서비스업 생산성 정체에서 찾았고, 노동공급 확충과 인력구조 개선을 성장전략의 필수 요소로 제시했다. IMF는 “aging-related declines in domestic demand”와 “labor market duality and rigidity”를 주요 리스크로 지적하며, 노동시장의 경직성이 경제 회복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특히 노동공급 부족과 인구 구조 변화가 중장기 성장경로에 지속적인 제약을 준다고 분석했다.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본격화된 한국에서 노동력 확보는 단순히 고용정책의 문제가 아니라 성장잠재력 자체와 연결되는 구조적 과제다. IMF는 정년 연장과 노년층 고용 확대 등 기존 정책의 연속성 외에도 외국인 전문인력 유치, 기술인재 확보, 이민정책과 노동정책의 연계 등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이는 단기적 인력 대체가 아니라 장기적 경제구조를 뒷받침할 수 있는 노동력 포트폴리오 재편을 의미한다.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 역시 IMF가 반복적으로 제기해 온 분야다. 보고서는 정규직·비정규직 간의 임금격차와 고용보호 수준 차이가 생산성 향상과 기업 역동성을 제약한다고 진단했다. 특히 고용보호가 집중된 정규직 중심 구조는 비정규직의 풍선효과를 초래해 기업의 인력 활용 유연성을 제한하고, 청년층·이주민·신규 진입자의 노동시장 적응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완화는 성장률 제고와 노동력 유입 확대의 조건으로 제시됐으며, 이는 한국 사회의 지속적인 정책 논쟁과도 맞닿아 있다.

 

인구변화와 지역경제의 연결도 핵심적인 지점이다. IMF는 “demographic headwinds”를 주요 구조적 리스크로 언급하면서,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지역 단위의 산업 기반을 약화시키고 노동력 부족을 고착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한국에서 고령화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는 지방 중소도시와 농어촌 지역에서는 제조업·서비스업 전반에서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으며, 외국인 노동력 도입 없이는 기능 유지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지역 단위의 이민정책, 외국인 정착 지원, 노동시장 매칭 시스템의 정교화는 국가 인구정책과 경제정책의 연결고리로 떠오르고 있다.

 

다문화가정 자녀와 이주민의 참여 역시 중장기 노동력 관점에서 주목해야 할 요소다. 초중등 단계에서 다문화 학생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들은 향후 지역 노동시장과 산업구조를 구성하는 핵심 인력으로 성장하게 된다. IMF가 강조한 ‘생산성 제고’와 ‘기술 확산’은 결국 인적자본 축적과 연결되는 만큼, 이중언어 교육·사회통합·교육 접근성 강화는 경제정책의 일부로 재해석될 수 있다. 이는 단순 복지정책을 넘어 노동력 구조와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 영역이다.

 

정부는 노동력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외국인력 도입 제도 개편, 숙련·특정 분야 인력 비자 확대, 지역특화형 외국인력 프로그램 등을 도입했지만, 여전히 산업 현장의 수요를 충분히 반영한 체계로 평가되지는 않는다. IMF가 제시한 구조개혁 방향은 단기 경기 대응이나 부문별 보완이 아니라 인구구조·노동구조·산업구조를 통합적으로 고려한 장기 전략에 가깝다. 인력구조 다변화는 현실적 대안이며, 외국인 인재·이주민·다문화 차세대 인력은 이미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과 직결된 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IMF의 이번 진단은 노동공급 확대와 인력구조 재편을 경제정책의 필수 요소로 다시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국 사회가 직면한 고령화·노동력 부족·지역 경제소멸의 압력 속에서, 외국인 인재 유치와 다문화정책은 더 이상 별도의 정책 영역이 아니라 국가 성장전략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IMF가 제시한 구조개혁의 방향은 경제성장·사회정책·이민정책 간의 연계가 필수적임을 다시 확인하게 한다.

 


 

강성혁 기자 dealyn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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