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초복은 7월 20일 일요일이다. 중복은 7월 30일 수요일, 말복은 8월 9일 토요일이다. 음력 절기에 따라 정해지는 삼복(三伏)은 더위가 극에 달하는 시기로,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여름철 건강이 좌우된다는 인식이 이어져 왔다.
전통적으로는 이 시기에 기력을 보충하기 위해 삼계탕을 먹는 풍습이 널리 자리 잡고 있다. 닭에 인삼, 마늘, 대추, 찹쌀 등을 넣고 푹 끓인 이 음식은 단백질과 미네랄이 풍부하고, 여름철 기운을 회복하는 데 효과적인 보양식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삼계탕의 평균 열량이 800~1,000kcal에 이른다는 점, 나트륨 함량이 높은 점 등이 함께 소개되며, 기저질환자나 노약자는 섭취 시 주의가 필요하다는 정보도 병행되어 제공되고 있다.
예약률과 검색량 증가…복날 외식 수요 여전
식신, 배달의민족 등 주요 외식 플랫폼은 삼복 기간을 전후로 삼계탕과 관련된 메뉴의 예약과 검색량이 평소보다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닭 요리 웨이팅은 79%가량 늘었고, 장어는 11.6%, 오리 백숙은 18.2% 증가한 수치가 확인됐다.
외식 수요만큼이나 유통가의 준비도 바쁘다. 대형 마트들은 복날 시즌을 겨냥해 삼계탕 키트, 전복 닭백숙, 장어 구이 등 밀키트와 가정간편식 제품을 다수 선보이며 시장 대응에 나섰다. 일부 유통업체는 온라인 예약과 배송까지 포함해 복날 특수를 겨냥한 프로모션도 진행 중이다.
보양식은 달라지고 있다
예전에는 닭과 장어, 오리탕 등 육류 중심 보양식이 주류였다면, 최근에는 재료와 방식 모두에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버섯이나 두부, 콩고기 등을 활용한 비건 보양식이 등장했고, 일부 식당은 채식형 삼계탕을 별도 메뉴로 구성해 제공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환경이나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과도 맞물려 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채식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면서, 보양식도 식습관에 맞춰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다문화 가정이나 외국인 거주자 중에도 채식 중심 식단을 선호하는 경우가 있어, 복날 음식도 점차 다양한 형태로 확장되고 있다.
복날, 건강 챙기는 방식도 넓어진다
보양식 소비는 음식에만 머물지 않는다. 삼복 기간을 기점으로 건강기능식품, 정기 검진, 한방 진료 수요도 늘고 있다. 일부 기업은 사내 식당에서 보양식을 제공하거나 직원 복지를 위한 웰니스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여름철 체력 관리를 지원하고 있다.
지자체도 무더위 취약계층을 위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서울과 인천을 포함한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노년층을 대상으로 복날 맞이 영양식 전달, 냉방용품 제공 등 건강 돌봄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 중이다.
전통과 변화가 만나는 여름
복날은 여전히 삼계탕을 떠올리게 하지만, 그 의미는 점점 넓어지고 있다. 같은 메뉴를 두고도 소비 방식은 변하고 있고, 새로운 식재료와 건강 관리법이 접목되며 보양 문화 자체가 유연해지고 있다.
시장과 소비자는 매년 달라지지만, 여름을 잘 보내고자 하는 마음만은 그대로다. 복날이 가져오는 보양식 소비는 여전히 유효하며, 이제는 각자의 생활 방식에 맞춰 건강을 챙기는 다양한 선택지로 나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