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서방 vs 중·러, 대립 구도 심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국은 한 발을 빼고‘대화’를 강조한다. 중국은‘전쟁’에서 빠진 것이다. 다만, 이 전쟁을 계기로 중국과 러시아는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과학기술 협력에 나서고 있다.
중·러의 첨단기술 협력에는 우주 산업 분야와, 극초음속 미사일을 비롯한 군사 분야의 협력도 포함된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수시로 만나 지속적인 협력을 다짐한다.
지난 9월에도 우즈베키스탄에서 두 정상이 만나 서방 대응과 상호 협력을 협의했다. 미·서방측이 중·러 연합을 견제하고는 있지만, 자원 부국인 중·러가 손을 잡고 대처하면 미·서방도 어려움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중국은 이 차전지의 주원료인 니켈도 대거 확보 하고 있다. 양국이 자원 협력과 첨단 기술 협력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다. 러시아(소련)는 본래 뛰어난 독자 기술로 이름난 나라다.
구소련 붕괴 후, 미국으로 간 전문가들 중에 펜트 코프스키(Мстиславович)가 있다. 1993년,미국으로 건너가 인텔 CPU 의 수석 엔지니어가 된 그는 인텔의 황금기를 열었다. 러시아 과학기술의 미래 잠재력을 가늠케 하는 일화다. 기술전쟁의 격화 가능성을 체계적으 로 대비해야 한다.
맺음말
중요한 것은 우리의 미래다. 무엇보다 편협하지 않은 글로벌 인식을 기본으로 삼아야 한다. 3조 달러가 넘는 상호 투자와 연간 7천억 달러의 무역을 이어가는 미중 양국의‘경제 협력’을 간과하면 한쪽 눈을 감은 것과 같다.
그러면 치열한 대립은 무엇인가? 그것은 거대하고 미묘하게 이어가는 협력에 수반되는 부산물이다. 남북한도 미중 양국처럼 투자를 앞 세워 협력할 수 있다.
한반도에 대한 애정이 선행되어야겠지만 거기에 미 중 관계에 대한 이해와 인식도 필수 항목이다. 우리 한국 사회가 글로벌 전략을 재정비하는데 미국의 치밀한 ‘양면 전략’처럼 좋은 참고는 없다.
한광수
현재 (사)미래동아시아연구소를 운영하며 한중관계 연구와 실무에 종사하고 있다. 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학부 교수를 역임했다.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와 동대학원 경제학과를 거쳐 미국 밴더빌트 대학 박사과정 수학, 베이징대학교 경제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9년 해외경제연구소에서 중국 경제 연구를 시작하여 국제경제연구원, 산업연구원, 외무부 파견, 중국사회과학원 경제연구소 방문학자, 베이징대학교 베이징시장경제 연구소 연구원 등으로 일했다.
1991년부터 1996년까지 베이징에 주재하면서 주중한국대사관, 한국무역협회, SK, 한솔제지, 현대건설 등의 현지 고문으로 일했다.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중국 고문(2003~2010), 중국 프로그램 자문(1998~2007), KBS 객원해설위원, 동북아경제학회와 현대중국학회 고문, 비교경제학회 이사 등으로 활동했다.
주요 저서로 <미중관계의 변화와 한반도의 미래>, <중화경제권시대와 우리의 대응>, <중국의 잠재력과 우리의 대응>, <현대 중국의 이해>(공저) 등이 있다. 중요 논문으로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한중 교역협력구조의 변화>, <미중경제협력의 불안정성과 한국경제>, <중국 자본시장 개방의 특성>, <최근 미중 통상관계의 특성>, <중국 정치체제 및 외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