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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겨울철 재해대책을 마치며

아침 출근길 불어오는 바람에 이젠 제법 따스한 봄 향기가 묻어난다. 이 순간 재난업무 담당자는 만감이 교차한다.

 

지난 10월부터 겨울철 재해대책 (‘23.11.15 ~ ‘24.3.15)을 준비하면서 아무 피해 없이 무사히 지나가기를 기원했다. 분주하게 준비했던 여러 일들이 떠오르며 이제는 다가오는 여름철을 준비하면서 지나간 겨울철 재해대책을 고찰해 본다.

 

겨울철 실질적인 사전 대비는 10월부터이다. 구조적 대책과 비구조적 대책을 병행하여 철저하게 준비한다. 먼저 구조적 대책은 제설장비 구입과 제설제 구매, 도로 열선 설치, 자동 염수분사장치 설치, 한파쉼터 정비 등 겨울철 제설작업에 대한 실질적인 준비이다.

 

또한 비구조적 대책은 재난 예·경보시설 정비와 내집 앞 눈치우기 운동 등 안전 문화 운동과 대설·한파 대비 훈련 및 종합대책이다. 즉, 이러한 계획 수립은 다가오는 겨울철 재해로부터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자 준비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2023년에는 겨울철 재해대책 기간 중 총 여섯 번의 특보가 발효되어 이천시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였다. 공무원과 민간 등 제설 전문인력 으로 조직된 도로관리과 도로관리팀에서도 21회의 비상근무를 가동하여 즉시 제설작업을 실시 하였다.

 

공공과 민간 등 총 443대 제설 장비를 투입하여 소금과 친환경제설제 5,700여 톤(Ton)을 사용했다. 이처럼 이천시 재난안전상황실과 도로 관리과에서는 매일 기상 상황을 주시하고 도로 제설뿐만 아니라 도로 결빙에도 선제적으로 대응을 했다.

 

“제설에 대해서는 이천시가 최고다”라는 평을 시민들에게 많이 들었다. 이 말의 힘은 도로 제설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강설 후에 발생 될 수 있는 안전사고를 대비해 후속 제설과 인도 제설을 즉시 실행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하는 토대가 되었다.

 

이에 따른 대책으로 이천시 지역자율방재 단과 읍·면·동별 지역자율방재단(210명)을 새롭게 구성하여 지역별 제설을 실시하여 시장님과 시민들로부터 많은 격려와 호응을 얻었으며 경기도 행정1부지사 방문 시에도 이천시 지역자율방재단 활동에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특히 재난관리기금으로 소형제설장비(엔진브로워) 44대를 구입 배부하였으며 이천시 지역자율 방재단과 자원봉사 및 공무원 등이 동참하여 제설 취약 구간과 인도 등에 제설작업을 진행하였다.

 

이 결과 고갯길이나 주택단지 언덕길, 학교앞 인도 등에 미끄럼 사고와 안전사고 예방에도 큰 효과를 봤다. 또한 도로열선을 활용한 스마트 제설관리시스템을 구축하여 시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반면 여전히 개선할 부분도 많다. 무엇보다도 재난안전상황실에서 모니터링할 수 있는 구간도 제한적이다. 상습결빙구간이나 제설취약구간에 재난감시용 CCTV를 추가적으로 설치해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언덕 구간이나 고갯길에도 도로열선을 추가 설치하여 상시 관리가 필요한 실정이다.

 

재난관리의 핵심은 초기 대응이다. 신속한 판단과 긴급 대응이 대규모 피해를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린 상황실에는 전담 인력이 없다. 상시 상황관리와 전담 인력 운영이 효율적인 재난관리의 기본이 되므로 우선적으로 개선해야할 부분이다.

 

이제 다가오는 여름철 준비도 철저히 해야 한다. 겨울철만큼이나 여름철도 중요하다. 여름철 재해 대책을 위한 사전대비에는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인명피해우려지역 발굴과 관리 방재시설정비, 재난대비 교육과 훈련 등 촘촘한 대비가 필요하다.

 

재난부서 근무 경험이 벌써 10년을 훌쩍 넘었다. 2013년 신둔·백사지역 수해부터 2020년 수해 그리고 최근 코로나 상황까지 여러 해 동안 수많은 재난업무를 수행해 왔다.

 

방재안전직으로 전직해서 직원부터 팀장으로 일하면서 자연재해뿐만 아니라 예측할 수 없는 새로운 재난들을 대응하게 되었다. 이제는 천직으로 생각하며 일하고 있다. 재난부서에 맞이하는 사계절 하루하루가 모두 의미 있는 날이 되고 역사가 되고 있다.

 

공무원으로서 감내해야 하는 막중한 업무와 민원, 그리고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재난 재해 업무에 힘들고 지치기도 한다.

 

하지만 변화하는 상황에 대응하는 새 지침과 매뉴얼들을 함께 고민하고 개발하고 실행하는 과정을 겪으면서 한층 더 체계 적이고 전문적인 재난관리가 타 지자체의 본이 될 수 있는 선진 이천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누군가 해야만 한다면 내가 아니길 바라는 마음보다 내가 먼저 하겠다는 마음이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 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겨울철 재난 대책을 종료하면서 불철주야 고생해주신 동료분들과 제설 관계자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