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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시가족센터 민간위탁 재심의 논란, 의혹과 해명이 정면으로 부딪힌 이유

80억 3000만 원 규모의 시흥시가족센터 민간위탁 사업자를 둘러싸고 지역 정치권과 시흥시가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국민의힘 시흥갑 조직은 “허위 서류로 탈락한 기존 수탁 법인을 구제하려는 움직임”이라며 ‘선정 농단’과 직권남용 의혹을 제기했고, 시흥시는 “사실과 전혀 다른 침소봉대식 음모론”이라고 반박하며 재심의는 절차적 공정성 회복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다.

 

시흥시가족센터는 저출산·초고령화, 1인 가구, 다문화·외국인 가구 증가 등 가족 환경 변화에 대응해 상담·교육·돌봄·다문화가족 지원을 통합 제공하는 지역 거점 가족복지시설이다. 시흥시는 2025년 9월 30일 공고를 통해 이 센터의 향후 5년(2025년 12월~2030년 11월) 운영을 맡을 새 수탁기관을 공개 모집했고 민간위탁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사업자를 선정하는 절차를 진행해 왔다.

 

현재 시흥시가족센터는 사회복지법인 복음자리가 시흥시로부터 위탁을 받아 운영하고 있으며 센터 연혁·채용공고 등에도 복음자리가 위탁 법인으로 명시돼 있다.

 

이 센터가 지역 정치 쟁점으로 떠오른 배경에는 시흥시의 다문화·외국인 정책 위상이 깔려 있다. 시흥시는 2025년 3월 26일 제12회 다문화정책대상 시상식에서 여성가족부 장관상(대상)을 수상했다. 시는 외국인 전담부서인 ‘외국인주민과’ 신설, 미등록 외국인 자녀를 위한 ‘출생 미등록 아동 발굴 및 지원 조례’ 제정, 다문화 엄마학교와 다-가치 유스센터 운영 등으로 모범적인 다문화정책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5년 2월 말 기준 시흥시 외국인 주민 수는 7만 4653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13%에 달하며, 전국에서 손꼽히는 다문화 도시로 분류된다. 이러한 도시에서 가족·다문화 정책의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하는 가족센터의 민간위탁 선정이 흔들릴 경우 정책 신뢰 전체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논란은 공모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국민의힘 정필재 시흥갑 당협위원장은 언론사에 배포한 자료와 인터뷰 등을 통해 “심사 과정에서 경기도의 시정조치 3건을 누락한 서류를 제출해 탈락한 사회복지법인 복음자리를 시가 다시 구제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가족센터 민간위탁과 관련해 A 법인이 이미 적법하게 선정됐음에도 시가 탈락 업체를 위해 재심의를 검토한다는 소문이 퍼져 있다”며, 이러한 움직임이 “특정 법인에 몰아주려는 전형적인 선정 개입, 이른바 ‘선정 농단’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정 위원장은 재심의가 실제로 이뤄져 기존 심의 결과를 무효화하거나 새로운 심의위원회를 구성할 경우 관련 공무원 전원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발하겠다는 입장도 밝힌 상태다.


정치권의 문제 제기에서 핵심은 두 가지다. 하나는 기존 심의에서 이미 수탁기관으로 선정된 A 법인이 있다는 전제, 또 하나는 탈락한 법인이 경기도의 시정조치 이력을 누락한 ‘허위 서류’를 제출했는데도 시가 이를 문제 삼기보다 오히려 재심의로 구제하려 한다는 의혹이다. 이 두 가지 전제는 현재로서는 국민의힘 측 주장이며 구체적인 심의 점수표나 선정 결과 공고, 경기도 시정조치 내용 전문은 공개되지 않아 사실관계 전모는 향후 행정·법적 절차를 통해 확인될 필요가 있다.

 

시흥시는 이러한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임병택 시흥시장은 11월 17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최근 국민의힘에서 제기한 가족센터 민간위탁 직권남용·특혜 의혹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침소봉대식 음모론에 불과하고 시흥시 행정의 신뢰를 크게 훼손하는 매우 부적절한 행위”라고 밝혔다.

 

임 시장에 따르면, 위탁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한 복지법인이 심사 제외의 부당함을 제기했고 시는 이를 계기로 고문변호사 4곳에 재심의의 법률적 타당성에 대한 자문을 요청했다. 그 결과 4곳 중 3곳이 “민간위탁심의위원회가 공고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심사 기회를 부여하지 못한 부분이 있어 절차상 하자 가능성이 존재하며 재심의가 타당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했다는 설명이다.


시흥시는 이 자문 결과를 토대로 모든 신청 법인에게 동등한 심사 기회를 다시 부여하기 위해 민간위탁심의위원회 재심의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임 시장은 “이는 특정 법인을 위한 예외를 만들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공정성과 적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당한 행정 절차”라며 “시민은 누구나 행정 판단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고 행정은 그 이의를 검토해 권익 침해 여부를 살피고 공정성을 보완할 책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시에 국민의힘 시흥갑 당협이 제기한 특혜·직권남용 프레임에 대해 “정치적 목적에 따른 선동이자 자치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규정하며 향후에도 행정 절차를 투명하고 엄정하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정치권과 시의 입장이 정면으로 갈리는 지점은 ‘재심의’의 성격에 대한 해석이다. 국민의힘은 “이미 적법하게 선정된 법인이 있음에도 탈락 업체를 구제하기 위한 재심의”라고 보고, 선정 결과 뒤집기를 전제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반면, 시흥시는 “애초 공고가 보장한 심사 기회가 일부 법인에게 제대로 제공되지 않은 절차상의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재심의”라는 입장이다.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만으로는 실제 심의 점수와 평가 과정, 개별 법인의 시정조치 이력 반영 여부를 외부에서 검증하기 어렵기 때문에 어느 쪽 해석이 타당한지는 향후 자료 공개와 감사·수사 결과를 통해 가려질 수밖에 없다.

 

이번 논란은 시흥시가족센터 자체의 운영 평가와도 맞물려 있다. 시흥시의회는 그동안 행정사무감사 등을 통해 가족센터 운영과 관련한 자료 관리, 사업 집행 내역, 소통 방식 등을 지적하며 개선을 요구해 왔다. 이미 위탁기관 관리·감독의 투명성을 둘러싼 문제 제기가 있었던 만큼, 새 수탁기관 선정 과정이 조금이라도 불투명해 보일 경우 시민 입장에서는 의구심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다만, 과거 지적 사항과 이번 민간위탁 재심의 논란을 그대로 동일 선상에 놓고 “특정 법인 특혜”로 단정하는 것은 현재 드러난 자료만으로는 이르다. 과거의 문제 제기는 ‘운영상·관리상 개선 필요성’에 대한 것이었고, 이번 쟁점은 ‘심사 절차와 재심의의 적법성’을 둘러싼 갈등이라는 점에서 층위가 다르다.

 

시흥시가족센터 민간위탁 문제는 단순히 한 기관의 위탁 여부를 넘어, 다문화·외국인 정책을 포함한 가족정책 전반에 대한 신뢰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공익성이 크다. 시흥시는 다문화정책대상 수상과 각종 조례·사업으로 “다문화 친화도시” 이미지를 만들어 왔고, 가족센터는 그 정책을 실제로 집행하는 핵심 거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사안을 둘러싼 의혹과 해명은 정치적 구호를 넘어, 공고문 내용과 심사 기준, 평가 과정, 법률 자문 내용, 위원회 의사결정 과정을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검증하는 방향으로 이어져야 한다.

 

현재까지 확인되는 사실은, 국민의힘 시흥갑 당협과 정필재 위원장이 허위 서류·선정 농단·직권남용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제기했고, 시흥시는 고문변호사 다수의 의견을 근거로 재심의를 진행하면서 이러한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는 점이다. 어느 한쪽의 주장만으로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향후 감사·수사 여부, 시의 추가 자료 공개, 시의회 차원의 점검 등을 통해 실체적 진실이 드러나는 과정 자체가 시흥시 가족·다문화 정책의 신뢰를 좌우할 것이다. 다문화·외국인 주민과 지역 가족들이 실제로 체감하는 서비스 품질과 권리 보호가 최종 목표라는 점을 분명히 할 때, 이번 논란이 단순한 정쟁이 아니라 제도와 절차를 점검하는 계기로 작동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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