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07 (수)

  • 맑음동두천 26.0℃
  • 구름많음강릉 28.0℃
  • 구름많음서울 24.5℃
  • 맑음대전 25.8℃
  • 맑음대구 26.1℃
  • 맑음울산 22.5℃
  • 맑음광주 25.0℃
  • 구름조금부산 21.0℃
  • 맑음고창 25.3℃
  • 구름조금제주 18.9℃
  • 구름조금강화 22.5℃
  • 맑음보은 25.4℃
  • 맑음금산 26.8℃
  • 맑음강진군 22.8℃
  • 맑음경주시 28.3℃
  • 맑음거제 21.0℃
기상청 제공

한국의 전통춤 두번째 이야기, 태평무(太平舞)

guswkd.jpg

 

태평무를 처음 보게 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불과 5~6년 전쯤 전통춤을 배우기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필자는 부끄럽게도 그 이전엔 ‘한국인’이었음에도 한국전통문화예술에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전통춤’ 이라면 88서울올림픽 페막식때 봤던 살풀이춤과 승무(僧舞) 정도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태평무를 무대 공연으로 처음 봤던 날, 그 현란한 발짓은 한국의 것이 아닌 것처럼 낯설게 느껴졌을 뿐만 아니라, 공연 중간에 상궁이 나와 왕비의 활옷을 받아 들고 들어가는 장면은 태평무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었던 당시에는 어색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던 기억이 있다.

 

국가무형문화재 제92호로도 지정되어있는 태평무는 왕과 왕비가 나라의 태평성대를 기원하고 축원하는 내용으로 우주에서 자연의 일부가 되어 농경민족의 설움과 아픔을 어르고 풀고 맺으면서 흥과 신명의 경지에 이르는 춤이다.

 

태평무의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한국 근대춤의 아버지로 불리우는 명무 名舞 한성준은 1938년 설립한 조선음악무용연구소에서 태평무를 비롯해 승무·살풀이춤 등 40여 가지 춤을 새롭게 만들었다고 한다.

 

한성준이 태평무를 만든 배경으로 전해지는 이야기는 매우 흥미롭다. 경기도당굿의 무당 춤은 전국의 무당 춤 가운데 품위 있는 춤사위로 유명했고, 이는 태평무와 유사성을 보여준다. 신을 모시기 전에 굿 공간을 정화하는 ‘터벌림’ 발동작은 태평무에서도 같은 명칭의 발 디딤새로 발견된다. 

 

또한 현재 태평무의 장단이나 반주 악기가 모두 경기도당굿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구성된다는 점도 이 설을 뒷받침한다.

 

한성준의 태평무는 손녀 한영숙과 제자 강선영으로 이어졌는데, 한성준 사후 두 사람의 춤은 각각 한영숙류와 강선영류로 나눠져 자신만의 개성과 미적 감각을 기반으로 한 두 갈래의 태평무로 발전했다. 한 유파에서 갈라져 나왔어도 한영숙과 강선영의 춤은 명확한 차이를 보인다.

 

한성준의 춤을 그대로 계승한 한영숙류 태평무는 담백한 절제미가 돋보인다. 단정하게 쪽진머리에 옥비녀를 꽂고 족두리를 착용해 몸가짐을 다부지게 했다. 의복도 활옷과 한삼 없이 궁중 평상복이었던 옥색 당의 차림으로 단순화한 것이 특징이다.

 

2.jpg

 

반면 강선영류 태평무는 화려함으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우선 호화로운 활옷과 한삼을 걸치고 쪽진 머리 대신 큰머리를 올려 시선을 압도한다. 또 머리에 꽂는 장식으로 떨잠과 금박, 오색  명주로 수놓은 댕기를 착용해 다채로운 색감을 자랑한다. 

 

양옆으로 높이 펼친 두 팔의 춤사위가 자연스레 활옷을 활짝 펼치며 과연 왕비의 춤다운 화려함을 과시한다. 연행 과정의 변화도 차이가 있다. 입고 있던 활옷을 중간에 벗어 상궁에게 전달한 후 당의 차림으로 추고, 춤의 마지막은 무대 밖으로 퇴장하면서 객석에 진한 여운을 남기는 것이 강선영류 태평무의 특색이다.

 

다음 내용은 강선영류 태평무의 구성(내용)이다.

 

1) 낙궁

춤의 시작으로서 음·양오행의 전통사상에 의해서 생산의 계절인 가을에 왕비의 터전인 서쪽에서근엄하게 등장한다. 궁중 취타의 군악과 같은 음률로 위엄한 왕비의 행차와 같은 분위기다.

그러나 걸음걸이는 원초적으로 대지모신(大地母神)의 신화를 근거로 땅에서 떨어지지 않으려는 원돌림 발디딤 사위로 땅에서 살아야 하는 농경민족의 생활 모습을 기호적으로 상징한 것이다.

 

2) 터벌림

자연의 소리인 장고 징 꽹과리 바라로 이루어지는 경기무속의 사물로 신을 맞이하는, 신과 접신하는 왕비는 나라의 풍요를 하늘과 땅에 축원하기 위해 터를 다진다. 음·양의 들숨과 날숨의 호흡으로 이어지는 오행의 이치에 따르는 움직임이다. 한삼이 만드는 곡선미의 전통적 표상의 형태는 하늘과 땅과 인간을 하나로 만드는 삼재론 사상의 우주 속에서 왕비는 자연이 되고, 신이 되고 어머니가 되어 유연한 감정으로 민중을 대변한다.

 

3) 섭채(도살풀이)

여신이 되고, 민중의 어머니 된 왕비는 한삼과 원삼을 벗고 몸과 마음을 풀면서 해방된 자연인의 형태로서 하늘과 땅과 함께하는 삼재론의 풍류 정신으로 민족적 표현의 흥을 일으킨다.

 

4) 올림채

흥이 일어나고 신명이 오른 여신은 섬세한 기교적인 발디딤새로 긴장과 이완을 적절히 배합하며 대지와 교감한다. 춤의 절정을 이루며 민족의 농경사상에서 나온 풍요로운 생산을 추구하는 땅밟기의 이미지이다. 대지와 어울려 살아야 하는 민족생활의 자연적인 형태의 상징이며 역사적상황을 예술적 정신으로 표현한 것이다.

 

5) 도살풀이-자진도살풀이

자연의 소리는 인간의 소리인 시나위로 바뀌면서 신과의 교감이 끝난 여신은 민족이 갖고 있는 역사적 사회성의 맺힌 한을 푸는 정·중·동의 춤사위로 표출한다. 어르고, 여미고, 감고, 뿌리고, 제치면서 대립과 갈등이 아닌 조화와 절제의 맑고 깨끗한 정신으로 민중을 위로하고 희망을 주는 예술적 정신으로 태평성대를 축원한다.

 

6) 터벌림

태평성대를 축원한 왕비의 우아한 자태는 하늘과 대지를 모신 터를 마무리하고 다시 근엄하고 숭고한 자세로 자신의 터전인 서쪽을 향해 퇴장한다.

 

만약 강선영류 태평무를 볼 기회가 있다면 왕비가 치마를 버선 발목까지 살짝 들어 올린 채 화려한 발사위를 보여주는 대목을 주목해야 한다. 이는 한성준이나 한영숙의 것과는 다른느낌이다. 우리 춤에서 발 디딤새만을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동작이 드문데, 강선영의 태평무는 발의 장단을 극대화했다는 점에서 남다른 예술성을 발견할 수 있다.

 

3.jpg

 

태평무의 반주음악은 낙궁, 터벌림, 올림채, 넘김채, 연결채, 발뻐드레24박, 도살풀이 등이쓰였다 (춤의 구성과 거의 같다)

 

태평무의 춤사위는 온몸사위와 발(디딤)사위로 나눌 수 있는데, 온몸사위는 끼고 감는 사위,꼬리치는 사위, 비껴든 사위, 엇거는 사위, 엎는 사위, 휘젓는 사위 등 43가지의 춤사위를,발사위는 겹디딤, 따라 붙이는걸음, 무릎들어 딛기, 스치는 걸음, 원돌려 찍는 사위 등 20가지의 춤사위로 표현된다.

 

 

[태평무에 대한 오해]

태평무의 의상이 왕과 왕비의 의상이라, 태평무를 궁중무용으로 알고 있는 분들이 꽤 있는 것 같다. 태평무는 민속무용으로 분류된다.

 

 

참고문헌: 한국 전통무용 교육방법론(강선영, 양성옥, 박현정 지음)

 

  

위원.jpg

필자소개

 

한국전통문화예술연합회  윤지현 기획위원

 산업디자인을 전공하고 오랜시간 디자이너와 디렉터로 활동했다.

한국 전통춤은 늦은 나이에 접했지만, 많은 명무 선생님들의 춤을 보고 또 직접 배우면서 한국인의 한ㆍ멋ㆍ흥을 담고 있는 매력적인 한국 전통춤을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에 칼럼을 쓰고 있다..

 

 

 

 



배너
닫기

커뮤니티 베스트

더보기

배너

기관 소식

더보기

이천시가족센터, 5월 센터 소식 및 프로그램 안내

다양함을 통합으로 디자인하는 가족 복지 전문기관, 이천시가족센터(센터장 박명호)는 다양한 가족을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 다문화가족 자녀어발달지원사업 이천시에 거주중인 만 12세이하 다문화자녀를 대상으로 이천시가족센터는 다문화가족 자녀 언어발달지원사업 대상자를 모집하고 있다. 외국인가족, 북한이탈주민도 지원이 가능하며 △언어평가 △언어발달교육 △부모상담 및 교육 △사후관리를 제공한다. 프로그램은 이천시가족센터 내 언어발달교실에서 진행할 예정이며, 신청은 센터를 방문하거나 전화(070 4176-5151)로 하면 된다. 관련 문의는 전화(070-4866 0204)로 하면 된다. ■ 이중언어 교육대상자 모집 이천시가족센터는 만 18세 이하 다문화자녀를 대상으로 이중언어 교육 대상자를 모집한다고 전했다. 교육 언어는 △중국어 △베트남어 △캄보디아어 △일본어이며 원어민 강사가 이중언어교육을 제공한다. 교육은 2월부터 11월까지 언어별 교육일정이 다르므로 별도 문의하여 확인하는 것이 좋다. 교육비용은 무료다. 교육 문의는 이천시가족센터 사업3팀 이중언어 코치(070-4866-0207) 로 하면 된다. ■ 2025년 결혼이민자 취업교육 이천시가족센터는 결혼이민자를

화성시가족센터, 문화소통 프로그램 ‘사진으로 소통하는 시간’ 참여자 모집

화성시가족센터(센터장 박미경)는 내ㆍ외국인이 참여하는 문화소통 프로그램 ‘사진으로 소통하는 시간’ 참여자를 모집한다고 전했다. 5월 21일부터 6월 11일 까지 매주 수요일 10시~12시에 진행되며, 화성시 관내 내국인ㆍ외국인 성인 15명을 대상으로 화성시가족만세센터(향남읍 평2길 16)에서 개최한다. 홍보지의 모집 QR코드로 접수받고 있으며, 자세한 사항은 화성시가족센터 특성화사업팀(070-8831-8426)으로 문의하면 된다. 화성시가족센터 관계자는 “내외국인 참여하는 문화 소통 프로그램은 사진을 매체로 소통하며 다양한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교류의 기회를 제공하는 이번 프로그램으로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 고 전했다. 한편, 화성시가족센터는 지역, 가족 특성을 고려한 교육, 문화, 상담, 사례관리, 아이돌봄서비스, 화성형아이키움터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화성시가족센터, 다문화가족자녀 미술멘토링 “미술로 소통하자” 프로그램 진행

화성시가족센터(센터장 박미경)는 5월 10일 토요일 다문화가족자녀 미술멘토링 ‘미술로 소통하자’ 두 번째 시간 5월 가정의 달 ‘가족 문패 만들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전했다. 다문화가족자녀지원사업 미술멘토링은 다문화가족자녀 멘티와 성인자원봉사자 멘토로 구성되어 다문화가족 자녀 창의력 향상 및 건강한 자아 형성과 지역주민 멘토의 다문화 인식 개선, 문화포용력 향상을 위해 기획되었다. 미술멘토링에 참여한 한 멘티는 “여러 친구들과 멘토와 함께 하는 미술 활동이 너무 기대되며 멘토와 재미있게 활동하고 싶다.” 고 기대감을 표했다. 화성시가족센터 박미경 센터장은 “미술멘토링은 다문화가족자녀들이 자신만의 문화적 자아를 표현하는 중요한 기회이며 미술을 통한 감정 표현은 긍정적인 자기 이미지를 형성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미술멘 토링을 통해 멘토-멘티들이 함께 성장하고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고 전했다. 미술멘토링은 건강한 자아 형성과 문화포 용력 향상을 위해 매월 첫째주 토요일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다문화가족 자녀 미술멘토링 관련 문의 사항은 화성시가족센터 친화사업팀(070 8831-8621)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