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표 관광도시인 교토시가 관광객과 시민의 시영버스 요금을 분리하는 방안을 공식화하면서, 2026년 들어 세계 주요 관광도시의 정책 기조가 ‘관광객 유치’에서 ‘과잉관광 관리’로 이동하고 있다는 흐름이 더 뚜렷해지고 있다.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마쓰이 고지 교토시장은 2월 25일 시의회 본회의에서 도시 중심부 시영버스 운임을 시민과 비시민으로 구분해 차등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교토시는 시민 요금을 200엔으로 낮추는 대신, 관광객 등 비시민에게는 350~400엔 수준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기본요금은 230엔이며, 제도가 시행될 경우 관광객 요금은 시민의 약 2배가 된다. 시행 시점은 2027년 4월 이후가 목표로 제시됐다.
일본 교토시는 버스요금 이원화와 별개로 숙박세도 상향 조정한다. 교토시의 숙박세는 단계형 구조인데, 고가 숙박에 대한 최고 세율을 크게 올려 2026년 3월 1일 이후 투숙분부터 적용하는 방향으로 제도 변경이 공지돼 왔다. 교토시는 과잉관광으로 인한 교통 혼잡과 공공서비스 부담을 완화하고, 관광객이 도시 관리 비용을 더 분담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를 내세운다.
이 같은 흐름은 교토만의 현상이 아니다. 유럽에서는 ‘도시 접근 자체에 비용을 부과’하거나 ‘숙박에 준조세 성격의 부담금을 추가’하는 방식이 2026년에 더 확산되고 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는 ‘Contributo di Accesso(접근 부담금)’을 2026년 일정 기간(4월 3일부터 7월 26일까지, 비연속 60일) 적용하는 캘린더를 공식 안내하고 있다. 이는 당일치기 방문객 등 특정 방문 유형에 대한 관리·분산을 목표로 하는 제도다.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2026년 2월 25일(현지시간) 기준으로 관광세를 대폭 인상해 유럽 최고 수준 중 하나로 끌어올린다는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는 인상된 관광세가 주거 위기 대응 재원(공공임대 등) 마련과 관광 압력 조절이라는 목적과 맞물려 있다고 전했다.
영국 스코틀랜드의 에딘버러는 ‘Visitor Levy(관광부담금)’ 도입을 공식 안내하고 있다. 에딘버러 시의 안내에 따르면 2026년 7월 24일 이후 숙박분부터 유료 숙박비(부가세 적용 전)에 5%를 부과하되, 동일 숙박의 첫 5박까지만 과세하는 구조다.
관광객 ‘비용 부담’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다. 출입국·국경 관리도 ‘디지털화’를 통해 관리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유럽연합은 비EU 방문객의 입출국을 전자적으로 기록하는 EES(Entry/Exit System)를 2025년 10월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했고, 2026년 4월 10일을 전후해 전면 적용으로 넘어가는 일정이 로이터 보도 등을 통해 확인된다. EU는 또한 비자 면제 방문객 대상의 사전 여행 허가인 ETIAS를 2026년 4분기 가동 목표로 공식 안내하고 있다.
유럽 북부에서도 지방정부 차원의 ‘관광세 부과 권한’이 확대되고 있다.
노르웨이도 2026년부터 관광 영향이 큰 지역을 중심으로 지자체가 숙박에 최대 3% 수준의 부담금을 도입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보도됐고, 이는 관광객 증가가 지역 인프라에 주는 부담을 ‘재정 장치’로 흡수하겠다는 정책 흐름과 맞닿아 있다.
아시아에서도 ‘질(質) 중심 관광’으로의 전환 압력이 커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발리의 경우, 일부 매체는 재정 능력 증빙과 여행 계획 확인 등 입국 요건 강화가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지만, 이는 “확정 시행”으로 단정하기보다 “강화 검토” 수준으로 다루는 것이 정확하다. 다만 과잉관광과 무질서 관광을 줄이기 위한 규범 강화 논의 자체는 2026년 들어 이어지고 있다.
교토의 버스요금 이원화는 상징성이 크다. 공공 교통이라는 도시 인프라를 동일 요금으로 개방해 온 방식에서 벗어나, 거주자와 비거주자를 구분해 부담 구조를 재설계하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한 요금 조정이라기보다 “관광을 공공재 사용의 문제로 재정의”하고, 그 비용을 누구에게 어떻게 배분할지 제도적으로 다시 짜는 변화로 읽힌다. 2026년의 핵심은 관광을 ‘확대 산업’으로만 보지 않고, 혼잡·주거·환경·치안·행정 비용까지 포함한 ‘관리 대상’으로 다루는 도시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더해, 이러한 흐름은 특정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관광도시 전반의 공통 과제로 확산되고 있다. 국제기구와 각국 지방정부는 최근 과잉관광이 교통·주거·환경·공공서비스 비용을 동시에 압박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해 왔다.
관광수입 확대가 도시 재정에 기여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에 따른 행정·치안·인프라 유지 비용 역시 증가한다는 점에서 ‘방문객 부담의 합리적 배분’이 정책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 교토의 버스요금 이원화, 베네치아의 접근 부담금, 바르셀로나와 에딘버러의 숙박 기반 관광세는 모두 그 비용을 제도적으로 조정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맥을 같이한다.
한국 역시 예외는 아니다. 제주와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관광객 집중에 따른 교통 혼잡과 쓰레기 처리 비용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다. 현재는 균일 요금과 일반 세원으로 관리하고 있지만, 향후 방문객 수가 다시 급증할 경우 ‘차등 부담’ 논의가 현실 정책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2026년 세계 주요 도시들이 보여주는 변화는 관광을 단순 소비 활동이 아니라 공공재 이용 행위로 재정의하는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국내 정책 논의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