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29 (월)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일은 허락되지만, 삶은 어떤가' E 비자, 대한민국 취업비자의 경계_[비자 시리즈03]

외국인이 한국에서 일할 수 있는 비자는 늘고 있지만, 그 안에서 살아갈 수 있는 권리는 비자 종류에 따라 선별적으로 허용된다.


 

2025년 6월 현재, 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인은 100만 명을 넘어선다. 이 중 절반 이상이 E 계열 취업비자를 소지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산업 현장 곳곳에서 한국 경제의 실무를 책임지고 있지만, 같은 ‘취업비자’라는 이름 아래에서도 권리와 체류 조건은 극명하게 나뉜다.

 

E 계열 비자는 외국인의 직업 활동을 목적별로 구분한 체류자격으로, 교수·연구자 등 고급인력을 위한 E-1~E-7, 제조·농축산·건설 분야 인력을 위한 E-9·E-10 등으로 나뉜다. 정부는 이를 통해 전문인력 유치와 단순노동 인력 충원을 병행한다는 입장이지만, 실제 제도 운영은 ‘고용은 허용하되, 권리는 제한’하는 구조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E-9는 많고, E-7은 멀다
법무부와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E 계열 비자 소지자는 약 56만 7천 명이며, 그중 약 47만 7천 명이 비전문취업자(E-9)다. 이들은 주로 제조업(72,000명), 농축산업(18,500명), 건설·조선업 등에 종사하고 있다. 정부는 2025년 외국인력 신규 도입 규모를 13만 명으로 설정했으며, 산업별 수요에 따라 배정하고 있다.

 

고용허가제를 통해 입국한 E-9 체류자들은 정부의 승인 아래 사업장 변경이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자발적 이직은 거의 불가능하고, 해고 이후 다른 사업장으로 옮기기까지의 절차도 복잡하다. 체류 기간은 최대 9년 8개월로 제한되며, 영주권으로의 전환 경로는 명시되어 있지 않다.

 

반면, E-7 비자(특정활동 체류자격)는 고용 기업의 스폰서와 함께, 연봉·학력·경력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한 외국인만 신청할 수 있다. 2025년 기준, E-7의 직종별 연봉 기준은 2,560만 원에서 2,860만 원 이상으로 설정돼 있으며, 진입 장벽이 높다.

 

정부는 최근 지방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지역특화형 E-7-4R 비자’를 시범 운영하고 있지만, 신청 자격과 참여 기업 기준이 까다로워 아직은 제한적으로 시행 중이다.

 

체류자이지만 시민은 아닌 노동자들
같은 노동시장 안에서 일하고 있지만, 외국인 노동자가 누릴 수 있는 체류의 안정성과 사회적 권리는 비자 종류에 따라 다르다. E-9 비자 소지자는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에는 가입할 수 있지만, 직장 선택의 자유나 장기적 정착 가능성은 사실상 보장되지 않는다.

 

현장에서는 언어 장벽, 안전교육 부족, 통역 부재로 인해 산업재해나 갈등 발생 시 구제받기 어려운 상황이 반복된다. ‘일할 수는 있지만 뿌리내릴 수는 없는’ 구조 속에서, 이들의 체류는 여전히 ‘노동력 수급’ 중심의 순환형 제도에 머물러 있다.

 

반면, E-7이나 E-2(회화지도) 비자 소지자는 비교적 장기 체류가 가능하다. 특히 영어권 국가 출신의 E-2 체류자들은 일정 조건만 충족하면 체류 안정성을 보장받는다. 그러나 이 역시 원어민 중심의 선별적 구조로, 비원어민 영어 사용국 출신의 진입은 제도적으로 제한된다.

 

일은 허용하지만...
정부는 외국인에게 ‘합법 취업의 길’을 열었다고 설명하지만, 실상은 노동의 기회를 주되, 정주할 수 있는 권리는 제한하는 제도라는 평가가 많다. E-9 비자 체류자는 제도 설계상 장기 정착이나 영주 전환을 상정하지 않은 상태이며, 일부 직종은 체류 연장마저 해마다 심사 대상이 된다.

 

취업 비자는 외국인을 노동자로 받아들이는 동시에, 시민이 될 수 없는 존재로 규정하는 체류 조건이기도 하다. 외국인을 노동자이되, 시민이 될 수 없는 존재로 분류한다. 노동시장에는 들어올 수 있지만, 지역사회에는 깊이 뿌리내릴 수 없는 구조로 해석되기도 한다.

 


 

관련 기사

01. 체류 목적 따라 나뉘는 대한민국 비자 지도_[비자 시리즈01]

02. 가족인가, 제도 안의 가족인가… F 비자가 결정하는 삶의 경계_[비자 시리즈02]

03. '일은 허락되지만, 삶은 어떤가' E 비자, 대한민국 취업비자의 경계_[비자 시리즈03]

04. 공부할 수 있지만, 남을 수는 없는 구조… 유학생·연수생·구직자의 체류 경계 [비자 시리즈04]

 



배너
닫기

커뮤니티 베스트

더보기

배너

기관 소식

더보기

평택시가족센터 다문화가족교류․소통공간 다가온, ‘다가ON 나눔 POP-UP’ 개최

평택시가족센터 다문화가족교류·소통공간 다가온에서는 지난 18일 다문화가족과 지역 주민이 함께하는 ‘다가ON 나눔 POP-UP’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다가ON 나눔 POP-UP’은 다문화가족과 지역 주민이 교류와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다가온 공간을 홍보하기 위해 기획되었으며, ▲물품 판매 ▲나만의 미니 화분 심기 ▲캘리그라피 가훈 쓰기 ▲무료 헤어 컷 서비스 ▲다문화 음식 체험 ▲풍선아트 무료 나눔 ▲무료 커피 시음회 등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돼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이날 행사는 결혼이민자들이 주체적으로 부스를 운영하며 지역 사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 의미를 더했으며, 다문화가족과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인근 어린이집 원아 및 발달 장애인 지원센터 이용자들도 함께 참여해 나눔의 가치를 공유하고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는 시간을 보냈다. 행사에 참여한 결혼이민자들은 “오늘 준비한 음식을 많은 분들이 맛있게 드셔서 뿌듯했고, 모국 문화를 알릴 수 있어 기뻤다.”, “센터 풍선아트 동아리에서 배운 실력을 뽐낼 수 있어 자신감이 생기고 큰 보람을 느꼈다.” 등의 소감을 전했다. 김성영 센터장은 “이번 행사가 지역 사회 속에서 다문화가족과

양평군가족센터, 이중언어환경조성 프로그램 ‘재미 팡팡! 언어 쑥쑥!’ 운영

양평군가족센터는 다문화가정의 부모와 자녀 간 이중언어 소통을 증진하고, 이중언어 환경의 장점을 살려 글로벌 인재로의 성장을 도모하는 이중언어 환경 조성 사업 ‘재미 팡팡! 언어 쑥쑥!’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지난 13일 예비 교육을 시작으로, 관내 영유아 및 학령기 전후 자녀를 둔 다문화가정 20가정을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다. 총 6회기에 걸쳐 운영되며, 부모 대상 교육, 부모와 자녀 상호작용 체험, 이중언어 활용법 등 체계적인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최근 이중언어(다중언어) 구사 능력은 단순한 외국어 습득을 넘어 미래 사회의 핵심 역량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양평군가족센터는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재미 팡팡! 언어 쑥쑥!’ 프로그램을 통해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세상을 품는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고, 가족이 언어를 매개로 더욱 깊이 있는 정서적 공유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 박우영 센터장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의 자원 연계와 다채로운 이중언어 놀이 체험을 제공하고, 문화적 경계를 넘어 일상 속에서 이중언어를 즐기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한다”며, “이를 통해 언어로 인한 가족 내 갈등을 완화하고, 다문화 자녀들이 글로벌

이천시가족센터, 9월 센터 소식 및 프로그램 안내

다양함을 통합으로 디자인하는 가족 복지 전문기관, 이천시가족센터(센터장 박명호)는 다양한 가족을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 다문화가족 자녀어발달지원사업 이천시에 거주중인 만 12세이하 다문화자녀를 대상으로 이천시가족센터는 다문화가족 자녀 언어발달지원사업 대상자를 모집하고 있다. 외국인가족, 북한이탈주민도 지원이 가능하며 △언어평가 △언어발달교육 △부모상담 및 교육 △사후관리를 제공한다. 프로그램은 이천시가족센터 내 언어 발달교실에서 진행할 예정이며, 신청은 센터를 방문하거나 전화(070-4176 5151)로 하면 된다. 관련 문의는 전화 (070-4866-0204)로 하면 된다. ■ 다문화가정 방문교육 전문지도사가 가정을 직접 방문해 한국어 교육, 부모교육, 자녀생활서비스를 제공하는 맞춤형 방문교육사업이 연중 운영된다. 모집대상은 결혼이민자와 만 3세부터 만 12세 이하의 다문화가정 자녀이며, 주 2회 2시간씩 진행된다. 특히 센터 방문이 어려운 가정을 위해 가정 맞춤형 지도가 가능해 참여 만족도가 높다. 문의는 이천시가족센터(031 637-5525)로 하면 된다. ■ 결혼이민자 중도입국 기초반 과정 결혼이민자와 중도입국자녀를 대상으로 ‘중도입국 기초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