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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울산과 울진, 건설 산업이 보여주는 외국인 노동

같은 산업권, 다른 규정… 현장의 목소리로 본 외국인 노동

한국다문화뉴스 = 강성혁, 김관섭, 소해련 기자 ㅣ울산 건설업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5년 3월 울산의 건설수주액은 6,012억 원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20.7% 늘었다. ‘샤힌 프로젝트’ 등 대형 산업 공사가 본격화되면서 지역 건설업계에는 “호황이 돌아왔다”는 말도 나온다. 울산시는 지역 업체의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힘쓰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 하도급 실적도 33.1%를 기록했다.

 

그러나 현장의 풍경은 단순한 호황과는 거리가 있다. 건설근로자공제회 조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국 건설 근로자 가운데 외국인 비중은 약 14%다. 울산 역시 조선·플랜트·석유화학 단지가 몰려 있어 외국인 노동자 의존도가 높다. 일부 현장에서는 외국인 팀이 사실상 주도권을 쥐고 있어, 한국인 신규 인력이 설 자리를 잃었다는 하소연도 들린다.

 

반면 경북 울진의 원자력 발전소는 전혀 다른 상황이다. 보안 규정이 엄격해 외국인의 현장 투입이 사실상 제한된다. 방호구역 출입에는 철저한 신원 확인과 승인이 필요하지만 실제 사례는 드물다. 그 결과 전기·용접·특수설비 분야에서 인력난이 반복되고 있다. 같은 산업권 안에서 외국인을 다루는 방식이 이처럼 엇갈린다.


창신대학교 글로벌비즈니스학과 김태성 교수는 이런 갈등을 구조적 문제로 진단했다. 그는 “외국인 노동자 중심의 팀 문화는 단순한 문화적 차이가 아니라 한국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는 지점”이라며 “역텃세처럼 보이는 갈등의 뿌리는 불투명한 채용 경로와 다단계 하도급 구조의 불공정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숙련 인력이 핵심 공정을 장악하고 내국인 신입이 주변부로 밀려나는 현상은 개인 문제가 아니라 제도적 공백이 낳은 구조적 갈등”이라고 설명했다.


해법으로는 단기와 중장기 과제가 함께 제시됐다. 김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내·외국인을 혼합 배치해 특정 국적의 독점 팀이 고착되지 않도록 하고, 다국어 안전교육과 권리 고지 시스템을 도입해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현장마다 중립적인 고충 처리 창구를 마련해 갈등 발생 시 즉시 대응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중장기적으로는 재하도급 관리 강화와 계약 투명성 확보가 근본 과제로 꼽혔다. 김 교수는 “외국인 노동자를 전면 배제하는 방식은 현실적이지도, 지속가능하지도 않다”며 “보안이 필요한 산업은 보호하되 일반 산업 영역은 역할에 따라 제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모델을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외국인 노동자가 숙련과 자격을 쌓을 수 있는 경로를 마련하는 것은 단순한 배려가 아니라 한국 산업의 지속성을 위한 투자”라고 지적했다.


외국인 노동 문제는 단순히 ‘많다’와 ‘없다’의 문제가 아니다. 어떤 산업은 외국인 비중이 높아 갈등이 생기고, 또 다른 산업은 보안 논리로 외국인을 배제해 인력난에 시달린다. 겉모습은 다르지만, 그 밑바탕에는 채용 구조와 관리 체계의 허술함이라는 공통된 문제가 놓여 있다.

 

 

* 강성혁, 김관섭, 소해련 기자 sdjebo@naver.com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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